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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잘 안죽는다.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잘 안죽는다.
  글쓴이 : 백학 조회수 : 1496   |   추천수 : 0   |   등록일 : 2011-04-21 20:35  
 
3명의 의기투합한 대학생들이 자취를 했었다.
80년대 초, 가난한 대학생들이 자취를 한다는 것은
극심한 에너지의 부족을 몸으로 실감해야하는
시절이였다.


말그대로, 쌀이 떨어져 라면 외상으로 끼니를 때우던
날이 한 두번이 아니니 그 젊은 혈기에 얼마나
배가 고푸랴?
하여 하루는 3명중 유일한 선배인 그 형님께서
닭을 사오셨다. 오랜만에 목에 때좀 배끼자라는
취지의 말씀이였으니 흐~~ 띵호와 였던 거시다.

 
여기서 닭을 사왔다는 말은 말그대로 살아서
눈이 말똥말똥한 하여, 붉은 벼슬이 뻘겋게
빛을 발하고 날개짓을 힘차게 퍼득이는
살아있는 닭 그대로를 사온 것이다.
당시에는 치킨이라는 개념자체가 없었다. 어디서
닭을 튀겨? 기름이 없는데...


그리고 잡아준 닭 보다는 보통 양계장에서 살아 있는
싱싱한 닭 골라서 사오는 것이 싸고도 질좋은 닭을
먹을 수 있는 길이였으니. 살생의 임무는 닭을 산
사람의 몫이였던 것이다.

그 형님 다리가 묶여 있는 닭을 내 앞으로 던지며
잡으라 한다. 난 옆에 있는 동기넘을 보았다.
그넘, 살생의 문제를 금새 눈치 깠는지, 얼른 자리에서
일어서며 "나~~ 물끓이고 있으께"라며 마당에서
부억으로 몸을 숨긴다.


나는 멍하니 선배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
"야~~ 내가 닭까지 사왔는데...내가 잡으랴?"라며
나에게 힐책하듯 말을 한다.

후배의 입장에서 선배가 닭까지 사왔는데, 동기넘은
도망가고...
"저~~ 닭 잡을줄 모르는데요"라고 선배에게 말했다.
그러자 선배가 말한다. "아~~ 그래요?
너 내가 닭잡으면 국물도 없다. 잡을래? 말래?" 라며
나에게 협박 비스무래 하게 말을 한다.

여러 상황을 보건데 내가 잡긴 잡아야 할것도 같다.
줘도 못먹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리 먹을래 말래라는 한마디를 던진 선배는 그저 모른체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선배도 닭은 사왔지만 잡을 줄을
모르는 모양이다. 심약한 동기넘은 아예 닭 근처에도
오지 않을 눈치 인것 같다.

미치것다. 닭은 먹어야 겠고, 먹자니 잡아야 하고...
어쩔까? 하다가 결국 닭다리를 내손에 움켜잡고
말은 것이다.
바로 옆에 칼과 도마가 있지만, 원지 칼을 사용한다는
것은 피가 낭자하게 흘러 잔인할것 같았다.

하여 가장 고전적인 수법, 닭모가지를 비틀기로 했다.

닭 다리를 잡았던 손을 움직여 닭날개 양쪽을
비틀어 잡았다. 따뜻했다. 닭은 가만히 있었고
남아 있는 오른손으로 닭의 모가지를 잡았다.
이 따뜻한 생명체를 죽여야 한다는 슬픈 마음이 있었지만
어쩌랴? 3명이 영양실조 안걸리고 살아야 하는 문제이니
닭 모가지를 비틀었다.

닭 모가지를 비트니 닭이 퍼득거린다.
근데 안죽는다. 헉~~~! 왜 안죽지?


좀 쉽사리 죽어 줬으면 좋것지만 절대 안죽는다.
한 일분 비틀고 있자니 도저히 이래서는 죽을것
같다는 생각이 안든다. 한바귀 두바퀴~~
두바퀴 반 이상을 비틀어도 퍼득거리기만 한다.
내 왼손으로는 퍼득거리는 닭의 몸부림이

심하게 느껴진다.
아~~ 이거 `~못할짓이라는 생각이 스친다.


그리 퍼득거리는 동안 짚으로 묷었던 넘의 다리가
플어졌다.
다리까지 풀린 넘의 퍼득거림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 아니였다. 날개와 다리가 파닥닥 거리는
그 넘을 붙잡고 있자니 뭔지 모를 소름과, 징그러움이
동시에 느껴졌다.
순간적으로 이래서는 넘의 고통만 더 심하고
나만 더 힘들어 질것 같다는 생각이 스친다.

하여 나는 결단을 내렸다. 일단 비틀었던 닭의 목을
놓자라고...


모가지를 놓자 마자. 이건 고삐 풀린 망아지도
이런 망아지가 없다. 순간 난 넘의 날개쭉지를 놓칠뻔했다.

이 날개쭉지를 놓치는 날에는 그 어떤 낭패가 벌어질지...

반은 죽다 살아남은 닭이란 넘이 몇가구가 모여사는
이 자취의 군락을 퍼득거리며 헤집고 다닐 것이 아닌가?

필사적으로 넘의 날개죽지를 잡으며 난 순간적으로
넘의 대가리를 도마쪽으로 눞혔다.
그런 다음 부억칼로 내리쳤다.
닭의 몸통과 머리가 분리되었고 피가 치솟았다.
피를 본 나는 기겁을 했다. 순간적으로 넘의
날개쭉지를 놓아 버렸다.

 
그렇게 놓아 버리니, 내 생각엔 그냥 쓰러져 있어야할
닭의 몸뚱이가 떡하니 일어 서더니 걷는다. 아니 뛴다.
모가지가 없는 닭이, 피를 질질 흘리며 걷는 모습
상상해본적이 있는가? 차마~~ 눈뜨고 봐줄 수 없는
엽기 그 자체다.

으아~~~~ 도대채 내가 뭔짓을 한거지?
 
그렇게 몇발짝 걷던 넘이 마당 가운데로 쓰러졌다.
내가 하는 짓을 곁눈으로 보던 선배도
그런 잔악한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하는듯 보였다.
야~~어어~~ 소리만 연발할 뿐이다.

나는 무슨 죄인 마냥 칼을 집어 던지고
방으로 들어갔다.

 
어찌 어찌 선배와 동기가 닭의 사체를 수거하여
끓인 모양이다.
난 그날 닭 국물 맛도 보지  안았다.


아~~ , 닭 튀김...그거 아무생각 없이 먹는 요새 애들
건강엔 안좋을지 몰라도, 최소한 감정적인 측면에서는
복받은 거다.

뭔가를 잡아서 먹는다는 것, 진실로 배고프지 않으면
할짓이 못된다.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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